처음 평창으로 이사를 가기로 결심했을 때 봉평은 우리 관심에 없었다. 우리는 진부로 가려고 했다. 진부 하화이라나? 진부가 평창에서 사람들이 제일 많은 곳이라고 해서 애들 학교도 그렇고 진부가 맞을 거라고 생각하고 진부만 팠다. 하지만 정말 마음에 드는 곳을 찾을 수 없었고, 결국 봉평, 대관령, 대화까지 우리의 관심을 넓힐 수밖에 없었다.

사실 그렇게 관심의 폭을 넓혀도 마음에 딱 드는 곳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아내와 나는 본 물건들 중에서, 본 동네들 중에서 그나마 나은 곳을 골라보기로 했고, 그 결과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봉평이다. 그리고 이제 거의 1년 살아보니 봉평은 참 좋은 곳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대박 진짜 웃긴다. 우리 집은 여기 있다. 이렇게 보니 완전히 시골이다. 하지만 봉평 시내까지 3분도 안 걸리고, 휘닉스 파크도 10분 정도면 갈 수 있다. 지도에서 보이는 것처럼 우리 집은 봉평북로, 대로와 조금 떨어져 있다. 골목길로 들어서면 우리 동네가 나온다. 우리 동네는 모든 면이 나무로 둘러싸인 곳이다. 거의 요새. 대부분의 집은 주말 주택이다. 주 중에는 거의 우리 집밖에 없다. 아무도 신경 쓰지 않고 살수 있는 최적의 공간.

동네 분들도 대부분 서울에서 온 분들이다. 모두 프라이버시를 중요하게 여기시는 분들이다. 가끔 뵙고 즐겁게 담소를 나눌 수 있는 좋은 이웃들이다. 정말 너무 좋은 이웃들이다.

겨울에는 스키

올림픽의 고장인 평창. 우리 집에서는 휘닉스 파크가 10분 거리였다. 의도했던 거는 아닌데, 난생처음 스키를 타게 되었다. 보드를 타고 하얀 산을 미끄러져 내려오는 건 정말 축복 그 자체였다. 물론 아내와 딸들을 빼고 나 혼자 누린 호사이다.

여름에는 워터파크

여름에는 블루 케니언이라는 워터파크가 있다. 사실 이곳은 사계절 워터파크이다. 5월에 연간회원권을 구매했다. 초은이가 수영을 워낙 좋아하니 연간회원권은 필수였다. 요 며칠 온 가족이 워터파크에서 놀았다. 초은이도 너무 즐거워했고, 추울까 봐 걱정했던 아내도 곳곳에 있는 온탕 덕분에 마음을 놓았다. 시골에서 또 이런 호사라니? 작년까지만 해도 여름에 여의도 한강 수영장에 매일 갔었는데, 이제는 더 좋은 수영장에서 물놀이하고 논다. 정말 너무 좋다.

되돌아보니 봉평을 선택한 것은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 여기는 자연에 약간의 편의가 첨가된 완전 휴향지이다. 나만 몰랐다.

시간이 지나면 잘못된 선택이라고 후회할 수도 있으려나?

지난 글: 자폐 진단, 아이의 눈을 보면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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