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은이를 10살이 되도록 키워보니 자폐에 있어서 가장 큰 문제는 감각적인 문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 가지 발달 상의 문제의 원인 중 정상적으로 감각이 통합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원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금도 매일매일 초은이의 감각을 깨우는 활동을 중심으로 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활동은 오감을 모두 자극하는 활동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초은이를 지켜보면 오감을 모두 추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예전 포스팅에서 쓴 것처럼 감각적 문제를 가진 아동을 감각 추구자sensory seeker와 감각 회피자sensory avoider로 구분할 수 있지만 초은이는 이 둘에 모두 속합니다. 물론 감각 추구자 쪽에 더 가까운 것 같습니다. 어렸을 때 청각에 있어서는 감각 회피자의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이 문제는 청각통합훈련Auditory Integration Training을 여섯 차례 진행하면서 99% 사라진 것 같습니다. 1%가 남아 보이는 이유는 예전처럼 소리 때문에 울거나 두려워하지는 않지만 특정 소리에 얼굴을 찡그리기는 하기 때문입니다.

https://www.autism.com/understanding_auditory_processing

미국 자폐연구소Autism Research Institute가 쓴 글 중에, <자폐에 있어서 청각 처리 문제>라는 글이 있어 많은 분들께 도움이 될 것 같아 번역합니다. 의미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읽기 편하게 번역했습니다. 또한 읽는 분들이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번역자 주를 달았습니다.


자폐는 종종 사회/의사소통 문제라고 묘사된다. 사회적 의사소통에 있어서 청각정보처리는 매우 중요한 요소인데, 자폐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전형적으로 이 청각 정보를 처리하는데 문제를 가지고 있다. 말소리를 듣기는 하지만 소리의 의미를 인식하지 못할 때 문제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신발’이라고 말할 때, 자폐 아동은 소리를 분명하게 듣지만, 그 뜻을 이해하지는 못한다. 이렇게 말을 이해하지 않는 모습을 보며 다른 사람들은 거절하는 거라고 이해할 수도 있다. 실제로는 그 순간 말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 것일 뿐이다.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 대학교 신경과학과 교수인 Eric Courchesne은 P300 뇌파 기술을 사용해서 자폐인들에게 청각 처리에 상당한 손상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Courchesne, 1987). P300 뇌파는 자극이 주어진 후 300 밀리세컨드(밀리세컨드는 1/1000초이다, 번역자 주) 후에 발생한다(여기서 P는 뇌파의 양극을 의미한다). P300은 인지 처리와 관련이 있고, 이 뇌파는 장기 기억 복구의 지표로 여겨진다(Donchin, Ritter, & McCallum, 1978). Edelson et al.(et al. 은 저자가 여러 명일 때 쓰는 표기이다. 번역자 주)(1999)은 청각통합훈련(AIT) 전과 3개월 후의 P300 활동을 비교했다. 이 실험에서 3명의 자폐인이 AIT 실험군으로, 2명이 대조군으로 참여했다. AIT 이전에, 다섯 명 모두 P300 활동이 비정상적으로 나타났고, 이는 청각 처리에 있어서 문제를 의미했다. 세 달 후, AIT를 실시한 실험군에서는 P300 활동에서 굉장한 향상이 있었고, 대조군에서는 변화가 발견되지 않았다.

우리는 자폐에 있어서 청각 처리 문제의 근본 원인은 알지 못한다. 하지만 그 원인으로 의심되는 것이 있다. Bauman과 Kemper의 연구는 자폐인들의 경우 변연계의 일부인 해마가 신경학적으로 미성숙한 것을 발견했다(Bauman & Kemper, 1994). 해마는 학습과 기억뿐만 아니라 감각 정보 수집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간단히 말해서, 정보는 감각기관으로부터 해마로 이동하고, 해마에서 처리되어 대뇌피질로 이동한 후 장기저장된다. 청각 정보가 해마에서 처리되기 때문에, 자폐인들의 경우 청각정보가 장기저장되는 데까지 적절하게 이동된다고 볼 수 없을 것이다.

청각 처리 문제는 다른 자폐의 특성과도 연관이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사회적 상황에서의 불안이나 혼란. 그리고 주의력 결핍 등에 이에 해당할 수 있다.

흥미롭게도, 청각 처리 문제가 없는 사람들을 ‘청각적 학습자’이다. 이런 아동들은 응용행동분석(ABA)을 사용하는 경우 매우 잘하지만 ‘시각적 학습자’들의 경우는 그렇지 못하다(McEachin, Smith, & Lovaas, 1993). 그렇기 때문에, 시각적 학습자들이 청각 처리 문제를 가질 것이라고, 또한 그들에게 시각적 의사소통을 사용한 중재법이 더 효과가 있을 거라고 가정할 수 있다. 또한 시각적 학습자들이 정보를 좀 더 쉽게 처리하는 것을 돕기 위해서 ABA의 청각적 요소에 시각적 요소를 더하는 것이 가능하다.

자폐 아동이 청각적 정보를 더 잘 이해할수록, 사회적으로나 학습적으로 아이들이 주변 환경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우리가 자폐 아동을 더 잘 이해할수록, 효과적인 방법으로 중재하는 방법을 더 잘 개발할 수 있다.

References

Bauman, M.L., & Kemper, T.L. (1994). Neuroanatomic observations of the brain in autism. In M.L. Bauman & T.L. Kemper (Eds.), The Neurobiology of Autism. Baltimore: Johns Hopkins UP.

Courchesne, E. (1987). A neurophysiological view of autism. In E. Schopler & G.B. Mesibov (Eds.), Neurobiological Issues in Autism. New York: Plenum Press.

Donchin, E., Ritter, W., & McCallum, W.C. (1978). Cognitive psychophysiology: The endogenous components of the ERP. In E. Callaway, P. Tueting, & S. Koslow (Eds.), Event-related Brain Potentials in Man. New York: Academic Press.

Edelson, S.M., Arin, D., Bauman, M., Lukas, S.E., Rudy, J.H., Sholar, M., & Rimland, B. (1999). Auditory integration training: A double-blind study of behavioral, electrophysiological, and audiometric effects in autistic subjects. Focus on Autism and Other Developmental Disabilities, 14, 73-81.

McEachin, J.J., Smith, T., & Lovaas, O.I. (1993). Long-term outcome for children with autism who received early intensive behavioral treatment. American Journal of Mental Retardation, 97, 359-3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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