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 내 자폐연구센터Autism Research Centre의 디렉터인 사이먼 배론-코헨Simon Baron-Cohen 박사와 연구진에 의해서 진행되는 자폐에 대한 유전적 환경적 연구이다. 연구가 완성되면 Spectrum 10K는 영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자폐 연구가 된다. Spectrum 10K는 이름 그대로 10,000명의 자폐인과 그 가족을 대상으로 검체를 수집해서 이들의 게놈 지도를 완성하는 것을 첫 번째 목표로 삼고 있다.

작년 8월부터 Spectrum 10K는 참여자 모집을 시작했고, 일부 자폐인 옹호단체와 연구자들이 Spectrum 10K의 연구 윤리적 문제를 지적했지만 영국 스코틀랜드 연구윤리위원회Research Ethics Committees는 Spectrum 10K가 연구 윤리적으로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같은 요구가 건강연구위원회Health Research Authority에 접수되었고, Spectrum 10K는 연구를 스스로 중단했다. 하지만 5월 20일 건강연구위원회는 기존 연구윤리위원회의 결정이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렸고, Spectrum 10K는 앞으로 문제없이 연구를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나는 연구 윤리에 대한 이런 도전들이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지속적으로 견제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그런 견제 도구가 잘 작동하지 못했기 때문에 논문 표절이나 고등학생의 비윤리적 연구 참여가 끊이지 않았다. 자폐의 유전적 연구에 대해서 연구 윤리적 문제가 없는지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현상으로 보인다.

https://research.mss.ng/publications



미국에서도 11,500명 이상의 자폐인과 그 가족의 게놈 데이터를 완성해서 이를 기반으로 자폐에 대한 비밀을 알아내고자 하는 노력이 있다. 하지만 2018년 이후 관련된 연구는 발표되지 않고 있다. 약간 지지부진해진 측면이 있는 것 같다. 물론 자폐라는 세계가 인류에게 상당히 미지의 영역이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노력과 성과만으로도 박수를 받을만하다.

영국에서 새롭게 시도되는 Spectrum 10K를 통해서 자폐에 대한 인류의 이해가 획기적으로 발전하길 기대해 본다.

국내에는 자폐를 유전적으로 연구하는 대규모 프로젝트가 있는지 모르겠다. 검색을 해보긴 했지만 나는 찾을 수가 없었다. 혹시 이런 연구가 국내에도 있다면 초은이와 나도 참여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