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에 가입했던 발달장애 부모들의 모임인 <늦은 걸음> 카페에서 눈팅만 4년 정도 하다가 등업이 안되어 읽을 수 없는 글들이 많아 등업을 하기 위해서 우선 댓글을 달기 시작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카페에서 글을 읽기 위해서 엄청난 수고로 등업까지 해야 한다니?! 물론 카페 운영진들의 어뷰징에 대처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아이들 때문에 안 그래도 정선 없는 부모들이 시간을 들여 등업까지 해야 한다는 건 조금 그랬다. 그래도 등업이 안되면 글을 읽을 수가 없으니 나도 한 번 등업을 위해서 카페에 글을 조금씩 써보려고 한다.

등업하기 위해서 게시글도 써야 하고 댓글도 써야 하는데, 난 아직 기준에 한참 모자란다. 과연 할 수 있을까? 암튼 그렇게 글을 읽다가 한 부모가 아이의 코풀기 연습을 어떻게 시켜야 하냐고 질문을 올려놨길래 몇 년 전 초은이가 코풀기를 연습했던 방법이 떠올랐다.

초은이 역시 어렸을 때 코풀기를 못했다. 거참 코풀기가 뭐 그리 어려운지. 당시 행동치료학을 공부하고 있을 때라서 나름 연구하고 가르쳐봤지만 잘되지 않았다. 그러다가 아내가 이런 게 있다고 인터넷에서 주문하라고 했다.

하늘색 노즐 부분을 코에 대고 바람을 불면 아래 풍선이 나오는 구조였다. 이게 정말 행동주의적이었다. 아이들이 풍선을 좋아하니 코로 바람을 부는 것만으로도 풍선이 눈앞에 나타나는 보상이 주어진다. 이걸로 한 이틀 연습했을까? 초은이는 그 후로 코를 잘 푸는 아이가 되었다.

참 돌아오면, 초은이는 별 거를 다 가지고 부모를 걱정하게 만들었다. 기저귀 졸업하기, 변기에 앉아서 대변보기, 양치하기, 손 씻기, 코 풀기, 화장지로 용변 해결하기. 어느 것 하나 그냥 된 게 없다. 하나하나 다 가르쳐야 했다. 물론 나 역시 그걸 어떻게 가르쳐야 하나 당시에는 고민이 많았던 것 같다.

물론 아직도 가르칠 게 태산이다. 그래서 지금도 매일매일 어떻게 가르쳐야 하나 고민이다. 그래도 차근차근 하나씩 하다가 뒤돌아보면 상당히 많은 것을 해냈다는 느낌을 받는다. 앞으로도 그렇게 하나씩 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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