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는 왜 발생하는 걸까? 무엇이 잘못된 걸까? 부모가 아이를 잘못 키워서 아이에게 자폐라는 문제가 생긴 걸까? 아니면 태어날 때부터 그렇게 태어난 것일까?

초은이가 어렸을 때 나와 아내가 가졌던 질문이다. 초은이를 제대로 키우지 못한 부모 탓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고, 심지어 어느 발달센터 선생님은 부모가 잘못 키운 거라고 콕 집어 말하기도 했다.

수십 년 동안 학자들은 자폐 발생은 유전적,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하지만 2020년 6월 발표된 이 연구는 자폐 발생에 있어서 환경적 요인보다 유전적 원인이 상대적으로 더욱 강하게 작용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스웨덴 스톡홀름 카롤린스카 연구소는 스웨덴에서 태어난 전체 쌍둥이 데이터를 활용해서 자폐 발생과 유전적, 환경적 요인의 상대적 기여도를 측정했다. 1982년부터 2008년까지 태어난 스웨덴 쌍둥이 등록Swedish Twin Registry과 1992년부터 2008년까지 태어난 스웨덴 아동청소년 쌍둥이 연구Child and Adolescent Twin Study in Sweden 데이터를 사용했다.

연구진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환경적 요인이 더 강하게 자폐 발생에 기여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쌍둥이 그룹을 1982-1991년생, 1992-1995년생, 1996-1999년생, 2000-2003년생, 2004-2008년생, 이렇게 다섯으로 나누었다.

일란성 쌍둥이의 경우 거의 모든 유전 코드를 공유하지만 이란성 쌍둥이의 경우 50% 정도의 유전 코드를 공유한다. 스웨덴 쌍둥이 등록의 경우 24%, 스웨덴 아동청소년 쌍둥이 연구의 경우 30%가 일란성 쌍둥이였다.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자폐 발생에 주는 상대적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서 연구진들은 일란성 쌍둥이와 이란성 쌍둥이에게서 나타나는 자폐 발생의 차이를 확인했다. 쌍둥이 중 한 명만 자폐 진단을 받는 빈도와 쌍둥이 모두 자폐 진단을 받는 빈도를 확인했다. 또한 출생연도에 의한 차이를 확인하기 위해서 자폐 발생 빈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다섯 그룹에서 차이를 확인했다.

스웨덴 쌍둥이 등록과 스웨덴 아동청소년 쌍둥이 연구 데이터 모두 일란성 쌍둥이에서 두 쌍둥이가 모두 자폐 진단을 받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는 자폐 발생에 유전적 요인의 상대적 기여도가 환경적 요인의 기여도 보다 높다는 점을 시사한다. 만약 환경적 요인의 상대적 기여도가 높았다면, 이란성 쌍둥이에서 쌍둥이 모두가 자폐 진단을 받는 경우가 더 많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유전적 요인의 자폐 발생 기여도를 93%로, 환경적 요인의 자폐 발생 기여도는 61-73%로 측정했다.

https://pubmed.ncbi.nlm.nih.gov/323743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