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들께 자주 질문을 받는 내용이다. 글로 한 번 정리를 해보자.

AIT, Auditory Integration Training, 청각통합훈련은 베라르 박사가 개발한 훈련으로 10일 동안, 하루에 2번씩, 30분간 헤드폰을 착용하고 음악을 듣는 훈련이다. 불규칙하게 교차되는 고주파와 저주파는 대상자의 청각기관과 뇌를 자극해서 청각적 환경을 최적의 상태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고주파와 저주파가 불규칙하게 교차되는 소리를 듣는 것은 일반적인 경험이 아니다. 이것이 AIT 훈련의 핵심인 동시에, 많은 부모님들이 이러한 자극이 주어지는 것에 대해서 걱정을 하기도 한다.

우선 내가 공부한 내용을 살펴보자.

Fatigue is common, sometimes headaches occur, or a change in sleeping or eating patterns. Sometimes there is a spurt of challening behaviors, and occassionally the child may revert to earlier behaviors. These changes are of a temporary nature, and disappear shortly after the end of the course of AIT.

해석하면,

피로는 흔하게 나타난다. 때로는 두통이 나타나거나 수면 패턴이나 식습관의 변화가 보이기도 한다. 부정적인 행동이 보이는 경우도 있는데, 때때로 예전에 했던 행동을 하기도 한다. 이러한 변화들은 본질 상 일시적이며, AIT 훈련이 끝나면 오래지 않아 사라진다.

이게 내가 공부했던 AIT 부작용의 내용이다. 그렇다면 실질적으로 내가 경험했던 AIT 부작용은 어떤 점이 있을까?

초은이는 지금까지 총 7번의 AIT 훈련을 실시했다. 첫 훈련은 분당 베라르 연구소에서 송승일 원장님의 도움으로 진행했고, 초은이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었다. 내가 직접 AIT를 공부한 후 6차례 훈련을 더 진행했고, 대부분의 경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다섯 번째 훈련 이후 부정적인 행동을 보여주었다. 귀를 막기 시작한 것이다. 그 훈련 이전에 초은이는 귀를 막은 역사가 없었다. 나 자신이 AIT 전문가이지만 매우 걱정이 되었다. 귀를 막지 않던 아이가 귀를 갑자기 막기 시작하니 부정적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다른 해석 역시 가능했다. 귀를 막는 행동을 한다는 것은 예전에 잘 들리지 않았던 소리가 잘 들린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었다. 그래서 초은이가 귀를 막는 행동을 하더라도 제한하지 않았고, 기다렸다. 하지만 나 역시 부모이기 때문에 기다림은 쉽지 않았다. 결국 초은이의 귀 막는 행동은 3개월 정도 지속되었고, 그 후 소거되었다. 그 행동이 소거되면서 초은이의 수용 언어가 급격히 향상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많은 자폐 아동들과 함께 훈련을 하다 보면 다양한 케이스를 경험하고 있다. 어떤 부모님들은 훈련 도중에 아이가 좋아졌다고 말씀하시는 경우도 있고, 어떤 부모님들은 아이가 훈련한 직후 예민해진 것 같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신다. 또한 한참 뒤에 전화를 주셔서 아이가 엄청 좋아졌다고 이야기를 전해주시는 부모님들도 계신다.

즉, AIT는 모든 아이들에게 획일적인 결과를 보여주지 않는다. 사실 자폐 아동에게 획일적인 결과를 보여주는 중재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은이의 다섯 번째 AIT 훈련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AIT 이후 부정적으로 간주되는 행동을 보이는 경우도 있으며, 그 행동은 소거되긴 하지만 초은이의 경우처럼 3개월 정도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

결국 훈련 직후 부정적으로 간주되는 행동을 하는 이유는 훈련 후 청각적 환경이 변하면서 새로운 청각 환경에 적응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AIT 훈련을 진행하면 분명 청각적 환경이 변한다. 다시 말하면, 청각통합이 일어나는 것이다. 아이는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소리를 듣게 된다. 만약 그런 방식으로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다면 아이는 매우 혼란스러울 것이다. 그래서 그 새로운 청각 환경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그 적응하는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의 아이들은 긍정적 변화를 보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