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자폐, 발달장애 아동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중증 자폐, 발달장애 아동의 경우 특별한 청각 프로파일을 가지고 있다. 부모의 관점에서 아이들은 소리를 못 듣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아이가 세상과 단절돼 보이기도 한다. 주변 청각 정보를 잘 처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왜 그런 것일까? 발달적인 문제를 가진 아이들의 경우 청각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감각통합의 문제를 갖고 있다는 점은 이제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왜 그런 감각통합의 문제가 발생하는지, 왜 청각 통합의 문제가 발생하는지는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았다. 여전히 인류는 부단한 노력으로 그 원인의 퍼즐을 맞추어가는 중이다.
https://link.springer.com/article/10.1007/s10803-022-05696-8
2022년 8월, Journal of Autism and Developmental Disorders에 발표된 연구는 청각 통합의 문제를 발생시키는 원인에 대한 아주 작은 퍼즐 하나를 소개하고 있다. 필라델피아 어린이 병원 교수인 크리스토퍼 에드가 박사와 연구진들은 6-9세의 자폐 아동과 비자폐 아동을 대상으로 청각 피질 성숙 속도를 비교했다.
세 차례에 걸쳐서 아이들의 청각 피질 성숙도를 확인했는데, 1차 확인 후 18개월 뒤 2차 확인, 36개월 뒤 3차 확인을 실시했다. 뇌파검사와 자기뇌파검사로 P50, N100, M100 소리 반응을 측정하는 복잡하고 어려운 이야기가 등장하지만 우리 부모들이 알 필요는 없는 이야기이고, 연구의 핵심만 확인하면,
자폐 아동의 경우 비자폐 아동의 비해 초기 청각 피질 성숙 속도가 매우 빠르게 나타났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비자폐 아동의 청각 피질 성숙 속도가 더 빨라져 두 그룹 사이의 차이가 상쇄되었다.
이러한 발견은 자폐 아동의 뇌가 비자폐 아동의 뇌에 비해서 초기에 빠르게 성장하고, 나중에는 느리게 성장한다는 일반적인 발견과 일맥상통한다.
연구를 이끈 크리스토퍼 에드가 박사는 초기 청각 피질의 빠른 성숙과 나중의 느려진 성숙이 자폐 아동 뇌 기능과 구조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거라고 추정했다. 이 연구가 6-9세 아동에 국한되었기 때문에, 더 어린 아동의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해 아이가 어렸을 때 초기 청각 피질의 성숙 속도를 연구해 볼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