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할로우Harry F. Harlow는 미국 심리학자로서 사회적 인지적 발달에 있어서 양육과 친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여담이지만 그래서인지 몰라도 해리 할로우는 결혼을 세 번이나 했다.

1959년 6월에 Scientific American에 발표된 “Love in Infant Monkeys”라는 논문에서 헤리 할로우는 촉각이 어린 원숭이의 애착, 정서 발달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주장한다.

해리 할로우는 이를 증명하기 위해서 조금은 잔인한 실험을 설계한다. 해리 할로우는 갓 태어난 원숭이 8마리를 우리에 가두었다. 그리고 실제 엄마 대한 해리 할로우가 만든 대리모 원숭이를 제공했다.

대리모 원숭이는 위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둘이었는데, 하나는 단단한 철사로 제작되었고, 다른 하나는 부드러운 면으로 제작되었다. 각각의 대리모에게 젖꼭지가 달려있었고, 4마리의 아기 원숭이는 철사 대리모에게서 젖을 먹었고, 다른 4마리의 원숭이는 면 대리모에게서 젖을 먹었다.

두 ‘그룹의 원숭이는 동일한 양의 젖을 먹었고, 같은 속도로 몸무게를 불렸다. 하지만 두 대리모는 심리적으로 동일하지 않았다. 원숭이들은 철사 대리모보다 면 대리모를 더 좋아했다. 위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부드러운 면으로 만들어진 대리모에게 달라붙는 시간이 훨씬 길었다.

이러한 결과는 엄마와 유아 사이의 애착을 형성하는데 있어서 신체 접촉과 즉각적인 편안함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물론 아기 원숭이가 부드러운 면 대리모를 끌어안는 모습이 정서적 애착의 결정적인 지표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래서 해리 할로우는 갑작스러운 스트레스의 상황에서도 아기 원숭이들이 면 대리모에게서 안정을 얻는지 확인해 보았다. 해리 할로우는 아기 원숭이들이 예측하지 못하는 중에 드럼을 두드리는 곰인형을 우리에 집어넣었다. 놀란 아기 원숭이들은 압도적으로 부드러운 면으로 만들어진 대리모에게 도움을 구했다.

감각통합Sensory Integration의 창시자 진 아이레스Jean Ayres 역시 갓 태어난 어린 영아의 경우 촉각, 즉 부모와의 신체 접촉이 감각통합의 기초가 된다고 주장한다. 신기하게도 갓 태어난 아기들은 엄마를 만나자마자 엄마를 껴안고 엄마 젖을 빤다. 그때부터 감각통합이 시작된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의 감각이 정상적으로 발달하기 위해서 자주 신체적 접촉을 하고, 안아주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진 아이레스는 말한다.

더 나아가 이렇게 어린 시기의 부모와의 신체 접촉은 영아의 고유수용감각과 전정감각 발달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그런 점에서 보면 어린 영아를 키우는 부모들은 몸이 조금 힘들어도 아이와 잦은 신체 접촉을 가지며, 아이가 감각통합의 기초를 잘 닦을 수 있도록 도와줄 필요가 있는 것 같다.

뒤돌아 보면, 초은이가 어렸을 때 이런 신체 접촉이 부족했던 기억이 있다. 초은이는 어렸을 때 투정이 심하지 않았다. 흔들리는 작은 아기 침대에서 너무 잘 잤다. 그래서 그냥 그렇게 눕혀두었던 시간이 많았던 것 같다. 지난 시간의 아쉬움이 있다.

물론 그때는 영유아의 발달에 대한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지식도 없었다. 조금 더 알았다면 조금 더 잘했을 것 같지만 이미 지난 일이다. 앞으로가 문제이다. 지금부터라도 더 좋은 아빠, 더 준비된 부모가 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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