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의 바다는 넓고, 우리는 아직 바닥을 보지 못했다.

개인적으로 나는 식단이 자폐 증상 완화와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늘 빵 부스러기만 먹던 초은이. 아내는 초은이에게 좋은 음식을 먹이기 위해서 엄청난 노력을 했고, 그 결과 초은이는 다양한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아이가 되었다. 또한 수량화를 통해서 과학적인 검증을 할 수는 없지만 함께 사는 아빠의 입장에서 초은이에게 식단을 통한 성장이 상당했다고 느꼈다.

그렇게 나는 좋은 영양분 섭취가 뇌의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지금도 초은이에게 좋은 음식을 먹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https://www.ncbi.nlm.nih.gov/pubmed/31586029

오늘 이 논문을 발견했다. 핵심 요지는 식단 중재가 자폐 아동의 증상을 완화, 개선하는 효과는 통계적으로 봤을 때 극히 제한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이 연구가 어떤 데이터를 사용해서 어떤 방식으로 분석을 진행했는지 확인해보자.

연구 자료

이 연구는 자폐인을 대상으로 한 기존 식단 중재 연구 27편을 분석했다. 총 27편의 연구는 2살부터 60세까지 1,028명의 자폐인을 대상으로 식단 중재의 효과를 검증한 연구로 대략 절반 정도의 참가자는 식단 중재를 받았고, 절반은 플라시보 그룹이었다.

연구 방법

메타분석meta analysis이라는 분석법이 사용되었다. 메타분석은 과거에 시행된 연구들의 결과를 종합해서 고찰하는 연구 방법을 말하는데, 개별 연구를 넘어서 포괄적이고 거시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분석법이다. 이 연구는 27편의 자폐 식단 중재 관련 연구의 결과를 메타분석함으로써 그 결과들의 통계적 의미를 재확인했다.

연구 결과

1,028명 중 542명은 식단 중재를 경험했고, 486명은 플라시보 대조군이었다. 대상자들의 평균 연령은 7.1세였고, 식단 중재의 평균 지속기간은 10.6주였다. 오메가3, 비타민 보충제 등을 활용한 식단 중재는 자폐의 여러 증상을 완화하는데 효과가 있었지만 실험군과 대조군의 차이가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수준으로 나타나지는 않았다. 즉, 대조군과 비교했을 때 변화가 있었다고 이야기할 수는 있지만 그 차이가 두 그룹의 통계적 이질성을 나타낸다고 볼 수 없다는 결론이다.

그렇다면 생의학을 비롯한 식단 중재는 의미가 없는 것이 될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과학적 연구는 진리에 도달하는 방법과 과정일 뿐 이분법적 진릿값을 보여주는 지표는 아니다. 과학적, 통계적 연구를 참고하여 자폐 아동을 키우는 부모로서 중심을 잡아가는 것이 중요한 것이지, 과학적 연구라고 해서 맹목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