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이틀간 조금 힘든 시간을 보냈다. 갑작스러운 초은이의 무드 스윙!

도시에 살 때, 초은이는 감정 기복이 엄청나게 심했다. 신나게 놀다가도 금세 화를 내고, 행복하기 웃다가도 한참을 울었다. 낮에 너무 신나게 논 날은 잠을 이루기 전에 더 많이 울었던 기억이다. 평창에 와서 그 증상이 많이 좋아졌다. 감정 기복이 많아 사라졌고, 대체로 행복한 기분을 유지하며 살았다.

그런데 지난 이틀간 초은이는 엄청나게 감정 기복이 심했다. 오죽하면 감정 기복이 너무 심해서 잠을 잘 이루지도 못했다. 덕분에 아내와 나는 48시간 동안 도대체 어떻게 살았는지 모르게 48시간을 보냈다. 초은이 덕분에 잠도 쪽잠.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역시 자폐 아동과 함께 살려면 체력이 중요한 것 같다.

https://www.autismspeaks.org/expert-opinion/there-connection-between-autism-and-bipolar-disorder

오티스 스픽스autism speaks의 한 기사를 보니 자폐와 조울증이 동반되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자폐인들에게 우울증이 과도하게 진단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이 글에서 저자는 감정을 조절해주는 발프로산valproic acid과 같은 약물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을 하는데,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3439786&cid=58484&categoryId=58484

네이버 지식백과에서 발프로산을 검색해보니 부작용이 후덜덜하다. 무섭다.

평창에 와서 초은이가 거의 1년 정도 감정 기복이 심하지 않았는데, 지난 이틀 동안 감정 기복이 심했던 이유를 아내와 분석을 해봤다. 우선 감기 기운이다. 콧물이 많이 나와서 힘들었을 것이다. 또 하나의 가능성은 사춘기이다. 10살이기 때문에 조금 이른 감이 있지만 초은이는 조금 일찍 사춘기가 올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신체적으로 약간의 징후가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일까? 사실 아빠인 나는 여자아이들의 2차 성징과 생리에 대해서 잘 모른다. 요즘 아내에게 강의를 듣고 있다. 초은이가 생리를 할 생각을 하니 앞이 캄캄하다. 그래도 성장하면서, 아니 어른이 되면 평생 해야 할 일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아내가 잘 가르치려고 계획하고 있다. 아무튼 사춘기가 다가오면서 감정 기복도 심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제 아내는 내게 제안을 했다. 나와 아내가 먹을 걸 더 줄이고, 몸에 독소를 더 빼낼 필요가 있다고. 그래서 오늘부터는 아내와 함께 집에서 기른 야채와 견과류, 좋은 식물성 기름들로 식사를 제한해보기로 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신선한 야채를 따가가 샐러드를 해먹기로 했다. 이렇게 야채들이 자라서 귀한 열매를 선사하는 걸 보면 참 신기하다.

수박과 멜론이다. 아직은 테니스 공만 한 것들이 귀엽다.

옥수수는 벌써 내 키만큼 자랐다. 정말 엄청나다.

건강한 거 먹고, 초은이를 위해서 체력을 더욱 키워야겠다. 주변에 잡초가 많이 자라서 오늘은 제초 작업도 좀 해야 할 것 같다. 오늘부터는 초은이가 감정 기복이 조금 사그라들길 기대해본다. 제발 초은아. 아빠 엄마 살려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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