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T 청각통합훈련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헤드폰을 착용해야 한다. 하지만 헤드폰 착용은 아이들에게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아니 아이들에게 훈련을 시켜야 하는 부모들이 부담스러워한다. 나 역시 초은이의 호명 반응과 언어 문제로 너무 많은 고민을 하던 시절, 초은이를 데리고 처음 분당 베라르 연구소를 찾아가기 전에 헤드폰 착용에 대한 걱정을 했다. 하지만 베라르 연구소에 찾아가지 전 이미 센터 경험을 2년 정도 했기 때문에 이런 마음으로 갔다.
정초은. 너 울라면 울어. 아빠는 무조건 시킨다
역시나 초은이는 10일의 훈련 중 첫 3일은 눈물을 엄청나게 쏟으며 울었다. 하기 싫으니 그럴 수밖에. 다행히도 3일 후 적응을 했고, 나머지 훈련은 잘 진행했다.
이건 2016년 집에서 직접 AIT 청각통합훈련을 할 때 찍은 사진이다. 앞니가 빠져서 맹구처럼 웃는다. 아무튼 요즘도 AIT 청각통합훈련 관계로 내게 전화를 주시는 분들은 모두 한결같은 걱정이 있다.
우리 아이가 헤드폰을 착용할 수 있을까?
우리 아이가 이걸 할 수 있을까?
나는 AIT 장비를 많이 운용하지 않기 때문에, 부모님들이 신청을 하면 조금 대기를 해야 한다. 얼마 전 한 어머님께서 AIT 훈련을 신청하시고, 대략 2주 정도 기다린 적이 있었다. 장비가 준비가 되어 보내드리려고 통화를 했다. 어머님 말씀이 마트에서 헤드폰을 사서 아이와 2주 동안 헤드폰 연습을 했다고 한다. 가지고 놀기도 하고, 뽀로로 음악도 들어보고, 그렇게 헤드폰과 익숙해졌다는 이이기였다. 그리고 훈련 시작. 아이는 아무 저항 없이 훈련을 잘 했다고 한다.
나는 그 어머님의 현명함에 놀랐다. 부지런함이라고 해야 할까? 나는 왜 그 생각을 못 했지? 그래서 요즘에는 연락 주시는 모든 부모님께 이 이야기를 해드린다. 집에 헤드폰이 있다면 미리 연습을 조금 해보시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