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콜롬비아 대학교 연구진들이 <Neuron>에 발표한 연구에 의하면 자폐인들은 정상발달인보다 훨씬 많은 시냅스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시냅스란 다른 말로 하면 “brain cell connections”로 “뇌세포 연결”을 뜻한다. 당연히 인간의 뇌세포는 서로 연결되어 있어야 하고, 그 연결을 통해서 전기신호를 전달해 인간의 몸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게 된다.
연구에 의하면 자폐인의 경우 그 연결을 너무 과도하고 한다.
https://www.sciencedirect.com/topics/veterinary-science-and-veterinary-medicine/synaptic-pruning
인간의 뇌는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시냅스 가지치기를 한다. 나무가 잘 자라도록 가지치기를 하는 것처럼 인간의 뇌도 정상적으로 성장하고 작동하기 위해서 시냅스 가지치기를 한다. 일반적으로 시냅스 가지치기는 만 11세에 완료되고, 뇌 시냅스의 40%가 제거된다. 하지만 자연스럽게 이 가지치기가 일어나지 않거나 그 속도가 느려지면, 다른 사람들 보다 더 많은 뇌세포 연결, 즉 시냅스를 갖게 된다.
연구진들은 실험용 쥐 연구를 통해서 시냅스가 많은 쥐들이 자폐와 관련된 행동을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
왼쪽에 있는 사진이 시냅스 가지가 많은 사진이고, 오른쪽에 있는 사진이 일반적인 뇌의 시냅스 사진이다. 시냅스가 많은 쥐들이 자폐와 관련된 행동 특성을 보였고, 일반적인 시냅스 가지를 가진 쥐들은 그렇지 않았다.
초은이를 비롯한 많은 자폐 아동이 정상적으로 발달하지 못하고 이상한 행동을 보이는 것이 너무 많은 정보가 이 시냅스를 통해서 전달되기 때문은 아닐까?
청각적인 예만 들어도 이해가 될 것 같다. 인간의 청각은 집중하고 싶은 소리에 자연스럽게 집중하게 해주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예컨대, 시끄러운 카페에서 친구와 대화를 할 때 카페의 소음을 자연스럽게 걸려주어 친구의 목소리가 잘 들린다. 그런데 어느 순간 대화를 멈추고 주변 소리를 들어보면 ‘내가 이렇게 시끄러운 곳에서 대화를 하고 있었나?’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잠을 잘 때도 마찬가지이다. 정상적인 청각을 가진 사람이라면 약간의 소음이 있다고 해서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경우는 없다. 조금 시끄러워도 피곤하면 곤히 잠을 잘 수 있다. 청각이 그 소음을 걸러 내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자폐인의 경우는 뇌에 시냅스가 너무 많아서 너무 과도한 정보가 뇌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
연구진은 시냅스 가지 줄이는 방법도 발견했다. 그들에 의하면 mTOR라는 단백질이 과도하게 활성화되면 정상적인 시냅스 가지치기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연구진은 실험용 쥐의 mTOR 단백질을 억제하기 위해 rapamycin라는 약을 사용했고, 성공적으로 시냅스의 수를 줄였다고 한다. 그 결과 자폐와 관련된 행동을 보이던 쥐들이 정상적인 행동 패턴을 보이기 시작했다.
2021년 5월 국내 연구진도 비슷한 연구 결과를 <Nature Communications>라는 학술지에 발표했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467-021-22908-4
https://www.ibs.re.kr/cop/bbs/BBSMSTR_000000000511/selectBoardArticle.do?nttId=19903
차이가 있다면 2014년 콜롬비아 대학교 연구는 시냅스 가지치기가 이루어지지 않는 원인으로 mTOR 과활성만 지적한 반면, 2021년 국내 연구는 mTOR 외에 TANC2 유전자 역시 지적하고 있다. 연구에 의하면,
TANC2의 양이나 기능이 감소하면 그 균형이 깨져서 mTOR의 과활성화가 초래되고 비정상적인 뇌발달, 신경전달 및 행동이 유발된다. 반면 Rapamycin과 같은 mTOR 억제 약물을 투여하면 mTOR 과활성이 억제되고 정상적인 뇌발달, 신경전달 및 행동을 회복시킬 수 있다.
국내 연구 역시 rapamycin라는 약물이 mTOR의 과활성화를 억제하여, 정상적인 뇌발달, 신경전달 및 행동을 회복시킬 수 있다고 2014년 콜롬비아 대학교 연구가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rapamycin에 대한 기대를 걸어볼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
https://www.frontiersin.org/articles/10.3389/fnmol.2017.00452/full
하지만 2018년 <Frontiers in Molecular Neurosience>에 발표된 쥐 실험 연구는 rapamycin의 사용이 불안감을 증가시키고, 수면 시간을 감소시키며, 사회적 능력을 저하시키는 등 부작용이 발견되었다고 주장한다.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