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advances.sciencemag.org/content/7/8/eabe2597
자폐 아동과 자폐 성인들 중에 쉽게 잠에 들지 못하거나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자꾸 깨는 등 수면 문제를 가진 사람들이 많다. 자폐인들의 수면 문제는 자폐인들이 가진 감각적인 문제나 반복적인 행동 등의 부작용으로 여겨지곤 했다. 하지만 이 연구는 자폐인들의 수면 문제가 자폐의 핵심 증상 중 하나일 수 있다는 주장을 한다.
연구진은 ISWI 유전 형질이 낮게 발현되도록 파리의 유전자를 조작했다. 그리고 이 파리들 뇌에서 수면 회로가 덜 연결되어 수면에 심각한 방해가 발생하는 것을 확인했다.
파리의 ISWI 유전자는 인간의 SMARCA1, SMARCA5 유전자와 대응한다. 이 유전자들은 염색질 구조를 변경하는 유전자 발현을 통제하는 역할을 하는데, 염색질 구조를 변경하는 유전자들은 자폐와 깊은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연구진은 SMARCA1, SMARCA5 유전자 발현을 보통 수준으로 올리면 수면 회로를 회복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이 연구는 자폐인들의 수면 문제를 자폐의 부 증상이 아닌 주 증상 중 하나로 볼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자폐 아동을 키우는 부모들마다 아이의 수면에 대해서 다른 경험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우리 부부도 초은이의 수면 문제로 아주 오랜 시간 고생했다. 초은이의 취침 시간이 일정하지도 않았고, 한 번 잠들었을 때 길게 숙면을 하지도 못했다. 덕분에 부모까지 좋은 잠을 잘 수 없었고, 정말 체력이 바닥나 죽을 지경이라고 느낀 적도 많았다.
멜라토닌, 일찍 잠자리 들기, 낮에 열심히 운동하기 등 자폐인들의 수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 제안된 수많은 조언들을 실행에 옮겼지만 초은이의 수면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았다.
그러다 어쩌다 지각하지 못하는 사이 초은이의 수면 패턴이 정상화되었다. 왜 초은이의 수면 패턴이 정상화되었는지 그 이유도 잘 모르겠다. 한 가지 정확한 것은 평창에 온 후에 초은이의 수면 패턴이 정상화되었다는 점이다.
물론 지금도 가끔 숙면을 하지 못하고 일찍 일어나는 경우가 가끔 있다. 너무 일찍 일어나서 하루 종일 피곤하게 생활하는 초은이를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더 안타까운 점은 일찍 일어났다고 해서 그날 더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것도 아니다. 그런 점을 보면 수면이 보통 사람들처럼 정상화되지는 않은 것 같다.
이런 나의 경험을 통해, 나 역시 수면 문제가 자폐의 주 증상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주장에 공감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