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인들의 40%가 정상적인 언어 사용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내 아이가 자폐아로 태어난 것도 미칠 노릇인데, 거기에 더해 말까지 못한다고 하면 부모 마음은 정말 무너져내린다.
관습적으로 자폐를 두 분류로 나누는 경우가 있는 고기능high-functioning과 저기능low-functioning이라는 말을 쓴다. 말을 할 수 있는 경우 고기능이라 하고, 말을 하지 못하는 경우 저기능이라고 한다. 또한 말을 할 수 있는 경우 일반적 기능이 더 높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내 아이가 자폐라는 사실을 받아들인 후, 부모는 아이가 고기능이었으면 좋겠다고 바란다. 당연히 어감적으로나 실생활적으로나 저기능보다는 고기능이 낫다. 나 역시 초은이가 고기능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어린 자폐 아동을 키우는 부모들 중에 이런 고민을 하는 부모들이 많이 있다.
과연 우리 아이가 미래에 말을 할 수 있을까?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4386060/
2015년 발표된 이 논문은 자폐 아동의 초기 발달 단계에서 언어 발달과 성장 이후 언어 능력 사이의 연관성을 연구했다. 그 내용을 간단하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만 5살 이전에 언어를 습득한 자폐 아동은 성장하여 언어능력과 다른 적응적 기능이 상당히 향상된다. 반면에 만 5살 이전에 언어를 습득하지 못하는 경우 기능적 언어를 습득할 가능성은 매우 제한된다.
연구진은 좀 더 일찍 자폐 아동의 미래 언어 수준을 예측할 수 있는 지표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것은 18개월 이전에 첫 단어를 말하느냐 못하느냐를 확인해보는 것이다. 자폐 아동의 경우 18개월 이전에 첫 단어를 말하면 언어와 인지 발달 면에서 18개월 이전에 첫 단어를 말하지 못하는 자폐 아동과 상당히 많은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다.
연구를 직접 확인해보면, 자폐 아동이 첫 단어를 18개월, 24개월, 36개월 이전에 말한 경우와 향후 언어 발달 사이의 연관성을 조사한 것을 볼 수 있는데, 첫 단어를 말하는 시기와 향후 언어 발달 사이에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물론 이 연구를 자신의 아동에게 적용해서 생각해본다면, 자폐 아동에 국한해서 생각해보는 게 바람직하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