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회사를 하나 찾았다. 브레인 파워. 구글 글래스와 증강현실기술, 그리고 인공지능기술을 결합해 자폐인들이 사회적 의사소통을 배울 수 있도록 돕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회사가 이 방법을 개발한 것은 이미 몇년이 지났다. 내가 이제서야 이 회사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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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사의 CEO는 MIT와 하버드에서 신경과학을 공부한 사람이다. 박사 학위를 가지고 있으며, 포탁과정도 밟았고, MIT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많은 상도 수상했다고 한다. CEO를 비롯한 대부분의 팀원들이 신경과학,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의사, 행동분석전문가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대부분 MIT와 하버드 출신들이다. 뭐.. 학벌로 모든 것을 말할 수는 없지만 팀구성이 신뢰감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
구글이 만든 구글 글래스에 브레인 파워가 만든 앱들을 설치해서 자폐인들의 사회적 의사소통, 언어발달, 자조기술 등을 향상시킨다는 주장이다. 굉장히 많은 언론에도 소개된 것으로 확인된다. 네이버에 검색을 해보니 국내에서는 거의 소개가 되지 않은 것 같다.
구매가 가능한지 궁금해서 브레인 파워사에 메일을 보내놓은 상태이다. 가격이 만만치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 시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초은이는 어려서부터 여러감각에 문제가 있었다. 가장 눈에 띄었던 감각 문제는 바로 시각과 청각이다. 시각적 문제가 있다는 것은 손으로 상동행동을 하는 것을 인지한 후로 확실히 알게 되었고, 청각적 문제가 있다는 것은 소리에 반응하지 않거나 청소기 소리를 무서워하는 것을 확인하고 알게 되었다.
구글 글래스를 쓰면 위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눈 앞에 이미지들이 나타난다. 시각적 자극을 추구하는 초은이 입장에서는 이만한 장난감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눈 앞에 착용하면 신기해서 벗을 일은 없을 것 같다. 그만큼 동기부여가 되는 치료방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한 번 시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회사 홈페이지를 보면서 이런 생각도 들었다.
자폐 치료가 더 변하고 발전해야 한다!
치료 방법에 있어서 오랜 과학적 전통이 있다는 것은 그만큼 과학적 타당성이 더 있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자칫 보수적으로 흘러가면 그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에 봉착하게 된다. 그 전통에 틀에 갖혀 더 큰 세상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작게 한 치료실에서 발생할 수도 있고, 크게 각 치료분야에서 발생할 수도 있다. 치료실에서 아이를 가르치는 선생님이 자신의 기존 교수방식에 빠져 새로운 시도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저 자신이 해왔던 것들만이 옳은 것이라고 여기는 함정에 빠질 수 있다.
최근 몇년간 많이 듣는 말이 “4차 산업혁명”인 것 같다. 세상이 많이 변해왔고, 앞으로도 많이 변할 거라는 것을 이미 모든 사람이 공감하기 때문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말이 아닌가 싶다. 자폐치료도 변해야 한다. 감각통합치료한다고 해놓고 무작정 그네만 태우는 시대는 끝나야 한다. 감각통합치료라고 하면 정말 오감을 통합하는 교육을 해야하지 않을까?!
청각통합훈련 역시 무거운 기계를 사용하던 시대에서 가벼운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시대로 발전해왔다. 이제 좀더 가야 하지 않을까? 사실 요즘 세상에는 프로그램도 무겁다. 인터넷 기반으로 누구나 어디서든지 훈련이 가능하도록 만들 필요가 있지 않을까? 그리고 정말 10일의 훈련만으로 최고의 결과를 낼수 있을까? 생전 베라르 박사는 오랜 임상을 통해 10일의 훈련이 가장 최적의 청각통합 결과를 가져온다고 결론을 내렸고, 그후 전세계의 모든 AIT 전문가들은 그 의견을 따라 그 전통을 지키고 있다. 물론 나 역시 그렇다. 하지만 좀더 책임감 있는 AIT 전문가라면 더 나은 효과를 얻기 위해서 지속적인 연구를 하고 훈련을 더욱 발전시켜야 하는 것은 아닐까?
물론 이런 생각을 하지만 나 역시 AIT라는 필드에 속한 구성원으로서 전통을 깨는 것을 두려워한다. 어쩌면 나 역시 보수적인 태도를 취하며 변화를 두려워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괜한 시도를 했다가 이단자, 혹은 변절자라는 손가락질을 받는 게 두려운 건 아닌지…
브레인 파워를 보면서 이런 저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분명한 것은 있다.
세상에는 고맙게도 자폐치료의 신기술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들 덕분에 자폐치료술은 더욱 새로워지고 있다.
왼쪽이 회사 CEO이다. 그리고 템플 그랜딘이 보인다. 워…. 브레인 파워사에서 어떤 답변이 올지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