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뭔지 매일 뉴스를 볼 때마다 놀란다. 전염병으로 인해 올림픽이 연기되었다는 소식도, 멀리 이탈라이와 스페인에서 감염자와 사망자가 늘고 있다는 소식도, 그리고 미국에서 어린아이가 코로나19로 사망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굉장히 많이 놀라고, 전염병에 대한 두려움이 생기기도 하는 요즘이다.
시골에 살기 때문에 도시보다 사람들과의 접촉이 많지 않아서 그래도 걱정을 좀 덜고 사는 듯한 느낌이 있긴 하지만 이 시골 봉평에서도 공적 마스크를 사기 위해서 약국이나 우체국, 농협 앞에 시간이 되기 전에 줄을 길게 늘어서신 어르신들을 보면 이 위기가 여기 봉평에도 찾아온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코로나로 발생한 사회적 단절이 빨리 해결되면 좋겠다는 기대를 갖고 있다. 너무도 당연하게 생각했던 일상을 빼앗기고 사람들과의 만남이 무섭게 느껴지기도 한다. 부모로서 가장 걱정되는 건 아마도 아이들 교육 문제인 것 같다.
과연 앞으로 정상적인 학교생활이 가능할까? 자폐 아동들은 이전처럼 편하게 센터에 가서 교육을 받을 수 있을까? 한 번도 해본 적인 없는 고민을 코로나 때문에 하고 있다.
특히 국민의 60%가 면역이 생겨나 코로나가 종식된다는 중앙임상위원회의 이야기를 들으면서는 정말 그 걱정이 공포가 되어버렸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공부하는 학생들은 EBS 등 다양한 학습 방법이 있기 때문에 당분간 학교 현장 교육이 불가능하다 하더라도 자신이 원한다면 학습을 이어갈 수 있다.
하지만 자폐 아동의 경우 부모가 온전히 감당할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전염병으로 인해 현장 수업이 진행되지 않으면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이 상황에서 부모들은 아이의 성장이 더뎌지는 것이 아닐까 불안감을 느끼기도 한다.
단기적으로는 부모가 역량을 키우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시간 있을 때 자폐 중재 관련된 책들을 좀 읽고 집에서 아이와 함께 그 내용을 적용해보는 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해보지 않으면 어렵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막상 해보면 그렇게 어렵지도 않다. 요즘에는 부모들이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중재법을 간단하고 쉽게 설명한 자폐 중재 관련 도서가 정말 많다. 그냥 읽어보고 아이랑 같이 책상에 앉아서 하면 된다.
그런데 참 신기한 것은 부모가 직접 해보면 아이가 생각보다 빨리 반응을 한다. 초은이 역시 그랬다. 초은이를 데리고 집중적으로 센터를 다닐 때, 초은이는 인사를 못했다. 2년 정도 센터를 다녔지만 선생님이 잘 가라고 인사하면 초은이는 그냥 무시했다. 내가 느끼기에는 선생님들도 자신들의 교수법 루틴이 있었기 때문에 특별히 인사를 가르칠 생각을 하지 않으셨던 것 같다.
이게 문제라고 생각한 나는 책을 통해서 중재법을 공부한 후 초은이와 함께 공부한 첫 시간에 인사를 가르치기로 마음먹었다. 그렇게 30분 계획을 세우고 인사를 가르쳤는데, 웬걸?! 초은이는 10분 만에 인사하는 법을 배웠다. 그때 정말 황당했다. 지난 2년간 무엇을 했나 하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 부모는 자기 자식을 잘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만 공부하면 아이에게 좋은 선생님이 될 수도 있다.
단기적으로는 이런 접근이 현 코로나 국면에서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과연 코로나는 우리의 일상을 완전히 바꾸어놓을까? 사실 정답이 없는 질문이고, 그다지 의미가 없는 질문일 수도 있다. 아마도 두렵기 때문에 이런 질문을 하는 것 같다. 뉴스를 보니 요즘 “UNTACT”라는 말을 많이 쓰는 것 같다. 사람들이 접촉하지 않는 현상을 말하는 것 같다. 만약 우리 사회가 전염병으로 인해 좀 더 UNTACT 한 사회가 된다면 자폐 중재 역시 더욱 UNTACT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https://robotics.sciencemag.org/content/3/21/eaat7544.full
집에서 로봇을 가지고 자폐 아동의 사회성을 향상시키는 방법에 대한 연구도 MIT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다.
https://www.media.mit.edu/projects/social-robots-autism/overview/
어쩌면 이런 방식의 자폐 중재가 더 보편화되는 세계가 더 빨리 올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