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맨 3>에서 토니 스타크가 불안 장애(anxiety attack)을 경험하는 모습을 그린 장면이다. <어벤저스 1>에서 외계인들의 침공을 막아낸 후 토니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심각하게 겪은 것으로 보인다.
나도 요즘 비슷한 증상을 가끔 경험한다. 갑자기 숨이 막힌다. 정말 숨을 못 쉴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내가 그런 느낌이 드는 공간이 있다. 바로 좁은 공간이다. 아내가 운전을 하고 내가 아이들과 뒷자리에 앉았을 때, 앞 의자가 뒤로 밀려서 내가 앉아있는 공간이 줄어들면 이상하게 숨이 턱턱 막힌다. 그리고 욕조에 앉아있으면, 허리가 90도 정도로 접히는데, 과연 다시 허리를 펼 수 있을지 두려움이 생긴다. 정말 미쳤다.
왜 그럴까? 나의 불안 장애는 현재진행형이다.
초은이도 비슷했던 걸까? 초은이는 평창에 이사 오기 전에 밤에 정말 많이 울었다. 도대체 왜 그리 울었을까? 뭐가 우리 초은이를 그렇게 힘들게 했을까? 요즘 초은이는 정말 많이 변했다. 밤에 거의 울지 않는다. 오히려 웃는다. 물론 심하게 웃는 것도 문제지…
https://www.ncbi.nlm.nih.gov/pubmed/31621020
올해 10월 Autism Development Discord라는 학술지에 실린 연구이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와 불안 장애의 연관성을 연구한 것이다. 221,69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서 4,049명이 자폐 진단을 받은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대상자들은 18~27세의 성인들이었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일반 성인의 9퍼센트가 불안 장애 증상을 보인 것에 비해, 자폐 성인은 20퍼센트가 불안 장애 증상을 보였다. 이 연구에서는 불안 장애 발생률의 통계적 차이를 연구했을 뿐 그 원인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이 연구의 재미있는 점은 자폐인 가족들의 불안 장애 발생 빈도도 연구했다는 점이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보통 성인들 보다 자폐인의 형제자매가 더 높은 비율로 불안 장애를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는 그 원인에 대해서 유전적 혹은 환경적 요인을 추정했다.
내 경험으로 봤을 때 자폐인의 형제자매가 보통 사람들보다 불안 장애를 더 겪는 건 환경적 요인이 아닐까 생각한다. 자폐를 항상 경험하고 사는 사람들은 아마도 이해를 할 것이다. 자폐가 없는 삶과 자폐가 있는 삶은 확실히 다르다. 우리 첫째와 막내도 초은이와 함께 사느라 어려서부터 겪는 고충이 있을 것이다. 그런 요인들이 작용해서 더 높은 불안 장애 발생률에 영향을 준 것이 아니가 개인적으로 추정해본다.
나는 아내와 웃고 사라고 노력하는 편이다. 사랑 표현도 더 많이 하려고 하고, 재미있는 프로그램도 많이 찾아보려고 한다. 요즘 많이 보는 게 히든 싱어인데, 진짜 가수를 찾다 보면 가끔 웃음이 빵빵 터지곤 한다. 유튜브에서 성대모사 레전드 영상도 함께 찾아서 본다. 그러다 보면 실실대며 웃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발견한다.
인생 뭐 있나? 그냥 웃고 살면 제일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