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내가 궁금한 질문이다. 좌뇌와 우뇌는 균형을 이루어야 하는가? 가끔 “뇌균형” 담화를 듣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인터넷에 있는 수많은 글에서 보기도 하고, 떠도는 이야기로 듣기도 한다. 좌뇌와 우뇌가 균형을 이루어야 좋다는 이야기이다. 이 “뇌균형” 담화는 자폐, ADHD, 학습장애와 관련된 분야에서 많이 듣는 이야기인 것 같다.

정말 좌뇌와 우뇌는 균형을 이루어야 하는가? 우리 초은이의 뇌는 좀 더 균형을 이루어야 하는 걸까? 그러면 더 좋아질까? 궁금해서 관련 정보를 찾아보았다.

사실 구글에서 “brain balance”라는 검색어를 입력하면.

이런 검색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검색 결과를 확인해보고 “뇌균형” 담화의 근원지를 추정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Brain Balance라는 단체의 설립자인 Robert Melillo 박사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이런 문구가 보인다.

당신의 뇌는 균형 잡혔습니까? ADHD, 자폐, 다른 행동 장애들은 뇌 불균형의 결과입니다.

물론 내가 뇌균형에 대해서 잘 모르기 때문에 여기서 말하는 “균형”이 의미하는 바를 정확히 이해할 수는 없다. 또한 여기서 말하는 “뇌균형”은 다양한 측면에서 이해될 가능성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쉽게 해석되는 의미는 아마도 “뇌의 활성화” 측면에서 양적으로 관찰 가능한 균형으로 이해하는 게 아닐까 싶다.

정말 인간의 뇌는 균형을 이루어야 하는 걸까? 그러면 많은 문제들이 해결되는 걸까?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나도 궁금해서 이 질문을 하고 있는 것이다.

https://www.jaacap.org/article/S0890-8567(16)31737-3/abstract

위 링크는 2016년 12월 Child and Adolescent Psychiatry라는 학술지에 발표된 논문이다. 제목은 “Reduced Hemispheric Asymmetry of White Matter Microstructure in Autism Spectrum Disorder”로 자폐스펙트럼의 경우 좌뇌와 우뇌의 비대칭성이 줄어들었다는 말이다. 다시 말하면, 원래 보통 사람들은 좌뇌와 우뇌의 비대칭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간략한 결론을 보면 좌뇌와 우뇌는 정보 처리 방식이 다른데, 우뇌는 좀 더 통합적 기능을, 좌뇌는 좀 더 전문화된 기능을 처리한다. 그리고 이러한 좌우 뇌의 비대칭과 뇌의 분업은 자폐스펙트럼의 경우 매우 감소된 것으로 확인된다. 즉, 이 연구는 자폐스펙트럼의 경우 뇌가 더욱 좌우 “대칭”을 이루고 있다고 주장한다.

http://newscenter.sdsu.edu/sdsu_newscenter/news_story.aspx?sid=76468

샌디에이고 주립 대학의 한 연구에서도 비슷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자폐인들의 뇌는 정상인들의 뇌에 비해 좀 더 대칭적인 조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하단 부분 Muller 박사의 문장을 보면 좌우 뇌의 비대칭은 뇌의 분업을 의미하는데, 자폐스펙트럼을 가진 사람들의 경우 이것이 매우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다.

즉, 이 연구 내용들을 보면 자폐스펙트럼의 경우 일반인들과 비교해서 좌우 뇌가 지나치게 대칭적인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런 주장들이 Melillo 박사가 주장하는 뇌의 균형과 직접적 대립관계에 있다고 보기 힘들다. 위에서 말했듯이 Melillo 박사의 “뇌균형”이라는 말이 매우 중의적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런 주장들을 보면서 나 역시 궁금하다. 과연 초은이가 가지고 있는 자폐 증상은 좌우 뇌의 과도한 대칭 혹은 균형 때문인지, 아니면 좌우 뇌가 균형 잡히지 못해서 생긴 문제인지 궁금하다.

모르겠다. 이런 대립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연구를 보며, “좌우 뇌가 일반인들처럼 비대칭적이 되는 것이 균형 잡히는 것입니다”라고 대답할 사람들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런 해석은 “균형”이라는 단어가 가진 일반적인 의미는 아닌 것 같다.

어렵다. 더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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