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초은이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우리는 심리치료를 시작했다. 왜 심리치료를 했을까? 처음 만났던 전문가가 심리학을 전공한 분이었고, 그분의 조언에 따라 심리치료를 한 것이다. 하다 보니 뭔가 길을 잘못 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말을 하지 못했던 초은이. 그래서 언어치료를 하기 시작했다. 말을 못 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2년, 변화는 없었다. 물론 언어치료만 한 것은 아니다. 조기 교실, 특수 체육 등 다양한 노력을 했었다. 그런데 그때 나는 감각통합에 대해서 몰랐다. 무식하면 고생한다.
직접 자폐와 발달에 대해서 공부를 하다가 감각통합sensory integration이라는 개념을 접하게 됐다. 인간은 태어나서 두미 발달의 원칙에 따라 몸보다 머리가 먼저 성장하게 된다. 그러면서 오감을 포함한 감각이 자연스럽게 성숙하게 되는데, 이 과정을 감각통합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감각통합은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데, 발달적 문제가 있는 경우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 감각통합을 이루지 못하는 경우 감각적 문제sensory issues가 있다고 말한다.
공부를 하고 나니 초은이에게 있는 감각적인 문제가 보이기 시작했다. 시각, 청각, 후각, 촉각, 미각. 초은이는 온전한 감각이 없었다. 또한 감각적 문제는 양면성을 갖고 있었다. 예민함과 둔감함이라는 상반적 개념이 항상 공존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얼마나 많은 자폐 아동들에게 감각적 문제가 있을까?
https://www.ncbi.nlm.nih.gov/pubmed/17016677
2007년 Autism Developmental Discord에 실린 연구는 자폐 아동과 성인의 감각적 이상성을 통계적으로 연구했다. 이 연구에 의하면 90% 넘는 자폐인들이 감각적인 문제를 갖는다고 한다. 또한 자폐인들의 감각적 이상성은 한 감각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감각에 걸쳐 나타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 연구에 의하면 감각적 문제는 나이와 지능에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즉, 나이가 들고 지능이 향상되면 감각적 문제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