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은이 머리가 제법 자랐다. 초반보다는 훨씬 보기 좋다. 그런데 정리 좀 해야겠다는 생각은 든다.

할리우드 배우들도 이렇게 한 번씩 미는데. 좋게 생각하려고 한다. 그런데 요즘에 초은이가 “형아” 소리를 제법 듣는다. 놀이터에서 놀다 보면 쪼그만 애들인 초은이한테 “형아”, “형아” 그런다. 그렇게 잘 생겼나? 초은이가 단발까지 기르는 데 얼마나 시간이 걸릴까? 이번에는 나도 한 번 같이 길러보려고 한다. 시골에서 보는 사람들도 없어서 내가 한 번 길러본다니 큰 딸이 기겁을 한다. 아무튼 그렇게 초은이는 요즘 형 소리 좀 듣고 다닌다.

그리고,

어제 오전 대학 동기에게 전화가 왔다. 슬픈 소식을 전해주었다. 다른 친구의 아내가 세상을 떠났다는 이야기였다. 도대체 왜? 결혼 생활의 대부분 암 투병을 하다가 결국 세상을 떠났다는 이야기였다. 할 말이 없었다. 대학 졸업 이후 한동안 보지 못했던 친구이다. 2007년에 졸업했으니 12년이 지났다. 어젯밤 경기도에 있는 빈소를 찾아갔다. 그리고 친구를 만났다. 안아주고 싶었다. 우리는 서로를 끌어안았다. 친구가 나를 강하게 잡는 팔의 힘에서 말할 수 없는 무언가를 느낄 수 있었다.

왜 이런 고통이 존재할까? 근원적인 물음을 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어떤 합리적인 대답도, 납득할 만한 대답도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한 번도 만나본 적 없는 친구의 아내. 영정 사진으로 처음 만났다. 6살짜리 아들을 두고 눈을 감아야 했던 엄마. 난 그녀의 마음을 조금도 헤아릴 수 없다. 다만 상상해본다. 내가 초은이를 두고 가야 한다면? 도저히 상상할 수 없다.

요 며칠… 슬픈 소식을 너무 많이 들었다. 친구는 지난 6년 동안 아내의 암 투병으로 많은 고생을 한 거 같았다. 친구의 마음을 전혀 헤아릴 수 없다. 위로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한 가지 생각은 점점 더 확실해진다. 병이 오는 걸 막을 수는 없지만 병원 열심히 다니고, 건강 관리 잘해야겠다는 생각 말이다. 이제 건강검진도 꼭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래저래 요 며칠은 마음이 무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