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안방에서 막내 효은이가 넘어지는 소리가 났습니다. 달려가보니 침대에 부딪쳤는지 이마가 심각하게 부어올랐습니다. 깜짝 놀란 아내는 효은이를 부여잡고 울었습니다. 아내를 진정시키고 병원에 가자고 했습니다. 그냥 혹 일지도 모르지만 머리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밤 9시쯤이었는데, 큰 딸은 집에 두고, 초은이와 효은이를 데리고 강릉 아산 병원에 갔습니다.

다행히도, 큰 문제가 없었고 강릉 시내에 가서 마트에 들러 애들 좋아하는 간식을 사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효은이 이마에 시퍼런 혹이 툭 튀어나온 게 얼마나 무섭던지 정말 그 순간에는 별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그래도 큰 문제가 없다고 하니 마음이 놓였습니다.

오늘 낮에 아내가 어머니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저희 어머니요. 아내 시어머니. 지난 몇 달간 가끔 어머니랑 통화를 해보면, 편찮으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여쭈어보면 나이 들면 다 아픈 거라고 걱정하지 말라고 늘 말씀하셨습니다. 오늘 아내가 어머니랑 통화를 하는 도중에 한 달 전 어머니께서 수술하신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무릎에 물혹이 있었는데, 그걸 제거하는 수술을 하셨다고.

자식 살려보겠다고 이렇게 멀리까지 떠나온 아들. 아들 신경 쓰일까 봐 수술한 것도 말씀하지 않으셨던 어머니 아버지. 그 마음은 이해하지만 제가 너무 불효자가 된 것 같은 마음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죄송한 마음. 자식 위해서 부모 곁에서 멀리 떨어진 것에 대한 송구스러움. 자주 찾아뵙지 못하는 데다, 무뚝뚝해서 전화도 자주 못 드리는 아들입니다. 몇 달에 한 번 찾아뵙겠다고 하면, 어머니는 고생스럽다고 오지 말라고 하십니다. 너희들이나 잘 챙기고 살라고 하십니다. 자식들 걱정 안 하게 살 테니 너희들이나 잘 살라고 하시는 분입니다. 그래서 말씀을 안 하셨나 봅니다.

그 마음 다 이해하는데, 마음이 아프고, 죄송하고, 가슴이 먹먹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