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토 나올 것 같다.”

초은이는 자폐 아동으로 살아가고 있다. 초은이와 처음 치료소에 다니기 시작했을 때, 대구사이버대학교 행동치료학과에 편입을 했을 때,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내가 하면 반드시 고칠 수 있다.”

얼마나 교만한 생각인가? 난 그런 사람이었다. 세상에 안되는 일이 없다고 생각했던 철부지였다. 바보 같으니라고! 지금 나와 아내는 초은이를 치료의 대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2010년 생이니 우리 나이로 10살. 이제 치료라기보다는 자폐인으로서 더 행복한 삶을 살수 있도록 지원하고 교육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매일 더 잘 가르치려고 부족한 노력을 하고 있다.

자폐 치료에 대해서 확언하는 치료사들이 있다. 좀 많은 것 같다. 과연 자폐에 대해서 잘 알기는 하는 걸까? 자폐 진단 혹은 의심을 받은 일부 아이들이 조금 좋아진 개인의 경험을 갖고 확언을 하는 걸까? 차라리 아래 글을 읽어보는 편이 낫다.

http://filtered.co.kr/index.php/2019/03/11/success-autism-treatment/

자폐 전문가들이 성공적인 자폐 치료에 대해서 자신들의 입장을 밝힌 것을 정리한 글이다. 나는 그중에서 자폐인 벤자민 알렉산더의 글이 마음에 와닿았다.

그런데 요즘 보면 자폐 치료에 대해서 확언하는 치료사들이 많다. 저마다 분야는 다르고, 모두 한목소리로 자신들은 자폐의 비밀을 알고 있다고, 자신들은 다른 사람이 모르는 비법을 알고 있다고, 자신들의 방법이 과학적이라고, 자신들은 자폐아를 정상아로 만들었다고 떠들고 있다.

정말 세상에 그런 게 있기는 한가? 같은 치료소에 다녀도 정상아처럼 변하는 아이도 있고, 전혀 변하지 않는 아이들도 있다. 솔직한 전문가들은, 예를 들어 미국 자폐연구소Autism Research Institute는 이렇게 말한다.

“자폐 진단을 받은 후 정상적인 발달을 한 아이들도 있다. 하지만 그들이 받은 중재법의 공통분모는 없다. 심지어 어떤 아동들은 치료를 전혀 받지 않았는데도 정상적인 발달을 이루기도 한다.”

이게 맞는 말이다. 내가 보기엔. 자폐에는 아직까지 확정적 치료법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가 더 아이의 부족한 점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그 부분을 채우는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 물론 부모의 판단이 항상 옳지 않다. 뒤돌아 보면 나 역시 초은이를 위해서 좋은 결정을 했다고 이제 와서 생각하는 것들도 있지만 잘못된 결정이었다며 후회하는 것들도 있다. 물론 지금도 그런 결정들을 하고 실행하고 있을 것이다. 10년 후에 오늘 내가 한 결정을 잘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후회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불쌍한 인생.

그런데 자신들에게 오면 아이를 고쳐준다고 말하는 인간들을 보면 정말 토가 나올 것 같다. 가끔은 자신들의 치료법은 과학적이라고 말하며 부모들을 현혹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과학은 아직 자폐를 치료하지 못한다. 그게 과학이다. 과학은 아직 자폐의 원인도 확정적으로 알지 못한다. 물론 우리가 과학에 거는 기대 또한 대단하지만 과학은 아직 우리 아이들의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과학 과학 들먹이는 것 역시 상술에 불과하다.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자폐를 치료하지 못한다? 어떻게 이렇게 거만하고 역겨운 말을 하는 걸까?

물론 나 역시 지극히 부족한 사람이고 아빠일 뿐이다. 내가 이렇게 글을 쓰는 것 역시 나의 무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부족한 지식들이 모여 좀 더 현명한 집단적 지성을 발휘하길 소망하는 마음으로 나의 부족한 생각을 오늘도 여기에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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