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인들에게 수면의 문제가 있는 경우들이 있다. 초은이 역시 잠드는 게 어려울 때도 있고, 잠이 들었지만 깊이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참 어려운 문제이다. 수면은 인간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필수적인데 말이다. 멜라토닌도 적용해봤지만 부작용을 느끼기도 했다. 그래서 낮 동안 최대한 신나게 노는 것을 목표로 생활하고 있다. 피곤해서 자도록 말이다.

아무튼 자폐 아동의 수면 문제의 유전적 원인에 대한 글이 있어 번역해본다.


자폐 아동은 정상 발달한 형제들보다 수면과 관련된 유전자 변이를 가질 가능성이 높다.

몬트리올, 맥길 대학교 Mayada Elsabbagh 연구실에서 근무하는 대학원생인 Rackeb Tesfaye는 이번 연구의 발견이 많은 자폐 아동의 수면 문제에 대한 유전적 이유를 설명한다고 말한다.

“자폐가 생물학적 리듬 장애라는 이론이 있다. 하지만 이 이론을 뒷받침하는 유전적 연구는 거의 없다”라고 Tesfaye는 말한다. Tesfaye는 몬트리올에서 열린 2019 International Society for Autism Research라는 학술대회에서 아직 발표되지 않는 연구 내용을 발표했다.

연구자들은 33개의 ‘시계’ 유전자를 연구하고 있는데, 이 유전자들은 24시간 동안 몸의 반응을 주관한다. 연구자들은 또한 백만 명이 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일주기 리듬과 관련된 유전자 217개와 불면증과 관련된 유전자 956개를 확인했다. FOXP1과 같은 불면증 유전자들은 자폐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것을 알려져 있다.

연구진들은 또한 자폐인 2,566명, 그들의 정상 발달한 형제 2,396명, 그리고 일반 성인 2,093명의 유전자 서열을 분석했다. 연구진들은 특별히 인구의 0.1 퍼센트 보다 적은 사람에게서 발견되는 DNA 반복과 삭제를 연구했다. 그들은 이러한 유전자 복제 변이가 수면 유전자를 포함하는 것을 확인했다.

자폐 아동은 그들의 정상 발달한 형제들보다 거의 두 배가 많은 수면과 관련된 유전자 변이를 가지고 있고, 일반인들보다는 2.5배 많이 가지고 있다. 자폐 아동은 불면증과 관련된 유전자 변이를 정상 발달한 형제들보다 1.5배 더 많이 가지고 있고, 해당 유전자 삭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일반인들보다 1.7배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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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학술대회에서 발효된 또 다른 연구에서, 연구진들은 5시간의 수면 박탈이 SHANK3를 갖고 있지 않은 생쥐들의 일주기 리듬 유전자 발현을 감소시키는 것을 확인했다. SHANK3은 자폐와 연관성이 매우 깊은 유전자이다. 이 쥐들은 대조군보다 잠드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고, 수면 부족 이후 더 잠을 자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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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연구 결과는 일주기 리듬과 관련된 유전적 변이가 자폐 아동에게서 발견되는 수면 문제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참고 자료:

Jansen P.R. et al. Nat. Genet. 51, 394-403 (2019) PubMed

Ingiosi A.M. et al. Elife 8, e42819 (2019) PubMed


이 글은 자폐인들과 자폐 아동의 수면 문제와 관련해서 유전적 원인이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이다. 확정적인 사실은 아니다. 가끔 이런 반응들이 있는 것 같다. 아이의 현 상황의 원인이 유전적 혹은 염색체의 이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변화에 대한 의지를 포기하는 경우들이 있는 것 같다. 안타까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자폐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의 결합이라고 일반적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렇다면 유전자 검사 혹은 염색체 검사에서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왔다고 해서 그 아이에게 유전적 문제가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 검사 상 자폐와 관련된 유전적 변이가 발견되지 않아도 다른 유전자 변이가 존재할 가능성은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예전에 번역해 놓은 글이 도움이 될 것 같다.

아이의 문제가 유전적이라고 해도, 나는 중재와 교육은 끝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결국 나는 초은이와 평생 함께 살아야 한다. 지금보다는 좀 더 나은 모습의 초은이가 되어야 한다. 물론 나 역시 좀 더 나은 아빠가 되어야 한다. 그렇게 하면 좀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나는 현재 39살이다. 내년이면 마흔. 나는 죽을 때까지 블로그에 자폐와 관련된 글을 쓰고, 해외 글을 번역할 생각이다. 물론 나는 자폐와 관련해서 석사학위도 박사학위도 없다. 그냥 초은이 아빠이다. 하지만 조금씩 자폐에 대한 정보를 모으고, 어마어마한 양의 아카이브를 만들어 놓으면 나보다 늦게 이 일을 겪는 사람들에게 조그마한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내 작은 노력이 우리나라 자폐인들의 현실을 개선하는데 작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그래서 죽을 때까지 해보고 싶다. 초은이랑 같이.

이거 결말이 너무 비장한데?!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