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T를 하면 우리 아이에게 효과가 있을까요?
아이의 청각 문제로 나에게 연락을 주시는 부모님들이 가장 먼저 하는 질문이다. 당연한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중재 방법이 아이에게 도움이 되는지 부모 스스로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질문에 나는 항상 이렇게 답변드린다.
AIT는 모든 아이들에게 확정적, 획일적 효과를 보여주지 않습니다.
모든 아이들에게 다 효과가 무조건 나타난다면 얼마나 좋을까? 또한 모든 아이들에게 비슷한 효과가 나타나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세상에 그런 중재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고압산소치료가 잘 맞는 아이들이 있고, 전혀 반응이 없는 아이들이 있다. 생화학적 중재가 큰 변화를 가져오는 아이들도 있고, 전혀 느낌이 없는 아이들도 있다. 한 명의 베테랑 행동치료사가 행동 중재를 제공해도 아이들마다 효과는 제각각이다. 세상이 모든 아이들에게 동일한 효과를 보장하는 중재 방법은 없다.
우리 초은이는 6살 때 처음으로 분당에 있는 베라르 연구소에서 AIT를 받았고, 당시에 큰 변화가 있어서 나도 직접 AIT를 공부하게 됐다. 사실 돌아보면 초은이의 당시 변화가 AIT 때문인지, 아니면 그전에 2년 동안 주야장천 센터를 다녔던 것이 AIT 덕분에 촉발되어 폭발한 것인지 정확히 판단하긴 어렵다. 초은이가 6살 당시 AIT 후 큰 변화가 있었다는 것은 부모로서 “느낌”이지 과학적, 통계적 “결과”라고 볼 수 없다. 그래서 나는 부모님들에게 이렇게 안내를 해드린다.
아이에게 청각적인 문제가 있어 보이니 이번에 훈련을 해보시고, 만약 아이가 훈련 후 긍정적인 모습을 조금이라도 보인다면 6개월 정도의 간격으로 지속적으로 해보세요.
훈련 후에도 부모님들의 반응은 제각각이다. 어떤 부모님들은 아이가 엄청나게 달라졌다고 흥분 섞인 말투로 기쁨을 전달하기도 하고, 어떤 부모님들은 아이가 아주 조금 변한 것 같다고 말하기도 한다. 또 어떤 부모님들은 전혀 변화를 느끼지 못했다고 말하기도 한다. 매우 자연스러운 반응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모든 아이들에게 획일적이고, 확정적인 변화가 발생했다면 AIT는 노벨상 감이다.
물론 AIT의 효과와 관련된 연구 논문들이 있다. 효과가 있었다는 논문도 효과가 없었다는 논문도 있다. 이 역시 매우 자연스러운 결과이다. 또한 효과가 있었다고 주장하는 논문들은 대개의 경우 AIT 종사자나 연관이 있는 사람들이 쓴 논문이고, 효과가 없었다고 주장하는 논문은 대개의 경우 AIT 비판자들이 쓴 경우가 많다. 이것 역시 매우 자연스러우며, AIT뿐만 아니라 세상에 모든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는 방법들의 연구들도 이런 경향을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과학적인 세팅으로 실시했다는 연구와 부모, 아이의 경험은 결이 다를 수 있다.
필터드 사운드 트레이닝 홈페이지에 내가 핸드폰에서 찾을 수 있었던 부모님들의 AIT 후기를 모아놓았다. 후기를 읽어보면 모든 부모님들이 다른 느낌을 갖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