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은이가 어렸을 때 가장 어려웠던 점은 호명반응에서 시작되었다. 아이가 이름을 불러도 돌아보지 않으니 정말 답답한 노릇이었다.

이름을 불렀을 때 반응을 보이는 것은 인간의 언어행동과 사회행동의 기본이 된다. 매우 자연스러운 행동이며 정상적으로 발달하는 아이들은 아무 어려움 없이 이런 행동을 습득하게 된다. 호명반응이 가능하다는 것은 주변 감각 자극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고, 타인과 관심을 공유하는 것은 인간 사회성 발달의 기본이 된다. 즉, 정상 발달을 이루는 아동들은 자연스럽게 타인과 관심을 공유하는 방법을 습득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관심 공유는 이후 발달과 학습에 기반이 된다. 하지만 자폐 아동의 경우 자연스럽게 이런 행동을 배우지 못하며 교육과 중재를 통해서 가르쳐야 할 필요가 있다.

관심 공유joint attention이란 말을 처음 들으면 어렵게 느낄 수도 있지만 전혀 어려운 개념이 아니다. 예를 들어, 요즘 나는 막내 효은이와 장난감을 가지고 소꿉놀이를 많이 한다. 효은이와 나는 마주 앉아서 마트 가게 장난감을 함께 바라본다. 장난감 세트에 있는 카트에 내가 물건을 담는다. 그리고 장난감 계산기 쪽으로 카드를 가져간다. 그 순간 효은이는 내가 만지고 있는 장난감을 바라보면서 놀이를 즐긴다. 이렇게 아빠와 딸이 같은 대상을 보면서 관심을 공유하게 되는데, 이를 관심 공유라고 한다.

자폐 아동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 관심 공유가 잘 되어야 한다. 하지만 나도 그렇게 느꼈지만 자폐 아동의 관심을 끄는 것 자체가 그렇게 쉽지 않다. 특별히 아동이 어렸을 때는 더욱 힘들고 어렵다. 아이가 사람의 말과 행동에 관심을 갖고, 타인과 관심을 공유하도록 하기 위해서 많은 중재가 필요할 것이다.

센터에 가서 여러가지 중재를 실시할 수도 있지만 가정에서도 지속적으로 관심 공유를 위한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집에서 관심 공유를 연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이와 놀아주는 것이다. 당연히 놀이를 할 때는 부모가 좋아하는 놀이가 아닌 아이가 좋아하는 놀이를 해야 한다. 아이가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면 그 놀이는 아이가 좋아하는 놀이가 아니다. 아이가 좋아하지 않는데 좋아한다고 착각하는 경우도 있다.

아이가 좋아하는 놀이를 하면서 중간중간 아이가 배울만한 것들을 집어 넣을 수 있다. 아이가 좋아하는 놀이를 하는 상황에서는 관심 공유가 될 것이기 때문에 그 순간 학습의 효과는 극대화된다. 그렇기 때문에 평소 아이에게 가르치고 싶었던 행동들을 아이가 좋아하는 놀이 중간중간에 배치함으로써 아이의 발달을 더욱 적극적으로 도울 수 있다.

만약 자폐 아동과 관심 공유가 잘 되지 않는다면 아이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아이가 좋아하는 놀이를 해볼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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