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폐연구소Autism Research Institute의 설립자인 버나드 림란드 박사는 1964년 이 책을 출간했다. 책 제목을 보면 소아자폐증Infantile Autism이라고 되어있다. 당시 자폐증에 대한 대중의 이해가 얼마나 부족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자폐증이 어린아이들에게서 나타난다는 것을 일반 대중이 잘 몰랐다는 것을 보여준다.

림란드 박사 역시 자폐아를 키우는 부모였고, 당시에는 자폐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매우 부족했다고 한다. 이해가 부족했기 때문에 아이들이 발달상의 문제를 보이면 다들 부모의 양육태도를 문제로 삼았다고 한다. 마치 부모가 잘못해서 아이가 그렇게 된 것처럼. 림란드 박사는 그런 잘못된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한 사람이다. 이 책 역시 자폐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서 쓴 책이다. 그런데 요즘에도 자폐 발생의 원인에 대해서 부모 탓하는 사람들을 보면 할 말이 없다.

1968년 림란드 박사의 자폐연구소는 보이지 않는 벽Invisible Wall이라는 영상을 제작했다. 이 영상 역시 자폐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영상이다. 그리고 2020년 1월 자폐연구소는 이 영상을 유튜브를 통해 다시 공개했다. 영상을 보면 당시 자폐에 대한 이해가 지금의 수준과 비교하면 한정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당시에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게놈지도 연구 등 새로운 방식으로 자폐는 더 잘 이해되고 있다.

이 영상이 아이의 자폐를 의심하는 부모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영어로 된 영상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도, 영상 속에서 등장하는 자폐 아동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아이와 비교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자폐는 스펙트럼이기 때문에 일대일 비교는 금물이기는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