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 증상의 개선을 위한 생의학적 중재는 인간의 장과 뇌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전제에서 시작한다. 생의학적 중재로 자기 딸의 자폐를 고쳤다는 줄리 버클리 박사는 술을 마셨을 때 어지러움을 느낀다는 사실을 꼬집어 장과 뇌의 직접적 연결을 설명한다.

이렇게 장과 뇌는 긴밀한 연결을 가지고 있는데, 자폐 아동들의 경우 장내 문제로 인해 좋은 영양분을 섭취해도 그 영양분이 잘 흡수되지 않아서 뇌로 전달되지 않아 뇌가 잘 발달하지 못한다는 주장이다. 그래서 이런 장내 문제와 체내 물질 균형과 대사를 정상화하기 위해서 식단 관리와 보충제 섭취라는 두 가지 중요한 중재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생의학적 중재의 기본적 주장이다.

자신의 책을 통해서 버클리 박사는 어떤 식단을 먹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보충제가 아이의 몸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연령과 몸무게에 따라 어떻게 다르게 보충제를 섭취해야 하는지 세부적인 정보는 포함하고 있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자폐의 생의학적 중재에 대한 연구가 아직 그 진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자폐의 생의학적 중재와 관련된 보충제 섭취 효과 연구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다양한 연령의 자폐 아동들에게 다양한 섭취량을 제공함으로써 그 효과를 비교해보려는 시도를 확인할 수 있다. 즉, 학문적으로도 연령과 몸무게에 따른 각 보충제의 적절한 섭취량이 확인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자폐의 생의학적 중재를 최신 연구들을 찾아보면 그렇게 많지 않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자폐 관련 최신 생의학적 연구를 찾아보기 힘든 이유는 뭘까?

MIT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Giorgia Guglielmi의 글을 보면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의학 연구는 돈이 많이 든다. 건강 상태의 원인과 치료 방법을 확인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비싼 시약과 장비, 그리고 인력이 필요한데, 연구 기관들은 대부분 충분한 돈을 갖고 있지 않다. 그래서 미국의 경우 NIH라고 불리는 국립보건원에서 기금을 조성하고, 학자들은 이 기금에서 연구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 신청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비슷한 구조를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 규모를 보면 2018년 미국 의회는 국립보건원에 366억 달러 규모의 기금 조성을 통과시켰고, 이중 70퍼센트에 달하는 260억 달러가 의학 연구에 지원되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로 미국 정부는 국립보건원 기금을 삭감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청해왔고, 2020년 2월에도 전년보다 7퍼센트 기금을 삭감할 것을 요청한 바가 있다.

그렇다면 미국 국립보건원의 기금 중에서 자폐 연구에 쓰이는 돈은 얼마나 될까? 2019년 자료에 의하면 2억9천6백만 달러가 자폐 관련 연구에 지원되었다. 전체 기금의 1퍼센트가 조금 넘는 정도가 자폐 관련 의학 연구에 지원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 돈은 미국의 다양한 기관에 의해서 연구 기관에게 지급되었는데, 이중 자폐의 생의학적 중재 연구에 지원된 금액은 그렇게 많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발표되는 자폐 관련 연구들을 보면 유전자나 뇌와 관련된 내용들이 많다. 아마도 그 영역에 더 많은 연구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생의학적 중재의 효과를 검증하는 연구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자폐 아동들에게 직접 보충제를 구강 혹은 비강을 통해 제공하거나, 특정 물질을 주사로 주입하는 등의 신체 침입적인 과정이 필요한데, 일부에서는 자폐의 생의학적 중재가 위험하다는 의견을 견지하기 때문에 활발하게 자폐의 생의학적 중재의 효과를 검증하는 연구를 시행하는 데 있어서 걸림돌이 되고 있다. .

자폐에 대한 생의학적 중재를 엄청나게 옹호하는 입장은 아니지만 생의학적 중재가 일반적으로 체계화되지 않고, 일부 사람들의 주장에 의해서 주먹구구식으로 이루어지는 모습을 보면 답답한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을 위해서 무언가를 해야 하는 부모 입장은 더 답답한 현실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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