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어머니께서 옛날에 말버릇처럼 하시던 말씀이다. 무슨 말씀만 하시면 내가 끼어들 때 하시던 말씀이다. 어렸을 때 나는 지금과 달리 말이 많은 편이었던 것 같다. 물론 누나들과 비교하면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 누나들과 함께 자랐기 때문에 사람들과의 대화는 나에게 어렵지 않은 과목이었다. 수다 쟁이었던 나는 어머니의 대화에 자주 끼어들었다.

수용 언어와 표현 언어가 모두 부족했던 초은이 앞에서 아내와 나는 말을 조심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초은이가 우리 대화를 알아듣지 못한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어떤 주제로 대화를 나누어도 초은이가 끼어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 상황이 달라졌다.

요즘 아내와 나는 초은이 앞에서 말을 매우 조심하고 있다. 초은이랑 같은 방에 있을 때는 거의 귓속말을 하듯이 대화를 한다. 특별히 초은이에 대한 이야기나 초은이가 좋아하는 대상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는 더욱 그렇다. 듣는 것 같지 않아도 다 듣고 있기 때문이다. 무슨 말을 못 할 정도로 다 듣고 참견을 한다.

무슨 말을 못 해!

요즘 아내와 내가 말버릇처럼 하는 말이다. 어느 순간 우리가 이런 말을 한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깜짝 놀랐다. 초은이가 참 많이 변했다. 그래도 아직도 원활한 의사소통은 불가능하다. 아내와 나는 몇 년을 더 바라보고 있다. 그러면 좀 더 높은 수준의 대화를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