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 진단을 받고 정상 아동 수준으로 개선, 성장한 아이들은 매우 소수이다. 여러 치료, 중재, 훈련, 재활, 교육의 결과 증상의 완화, 기능의 개선 등이 보이는 경우가 많이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폐라는 본질적인 문제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자폐에 대해서 인류가 아직 명확하게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의 결합으로 자폐가 발생한다는 원론적인 이야기가 인정받고 있지만 매우 느슨한 정의에 불과하다. 원인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어떤 중재도 자폐의 치료법으로 인정될 수는 없다.

미국 오티즘 스픽스에 따르면 자폐에 효과적인 중재로 행동치료, 언어치료, 감각통합 등이 있지만 자폐 증상에서 벗어난 아이들이 실시한 중재의 공통분모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어떤 아이들의 경우 아무런 중재를 실시하지 않았는데도 자폐 진단에서 벗어난 경우도 존재한다고 오티즘 스픽스는 보고한다.

커네티컷 대학교수인 드보라 페인은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자폐 치료의 성공 여부는 아이에게 달려있습니다.

즉, 치료의 성공 가능성이 있는 아이가 정해져있다는 말이다. 이런 말이 매우 가슴 아프게 다가오기는 하지만 매우 솔직한 학자의 대답이라고 생각된다.

최근 자폐 관련 연구들은 자폐 원인 규명을 위한 유전자 연구와 화학적 자극을 사용한 자폐 증상 개선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즉, 우리가 일반적으로 하고 있는 자폐 중재와는 매우 다른 방향으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자폐 증상을 보이는 아동들에게 흔하게 시행하고 있는 언어치료, ABA 행동치료, 플로어타임 등은 아동에게 외적인 자극을 주는 것이다. 이런 외적 자극들이 아이의 내적 상황을 변하게 해줄 거라 추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유전자 연구와 화학적 자극 연구는 아이의 몸속으로 직접 침투하는 치료법을 찾기 위한 연구라고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연구가 계속되고 자폐에 대한 더 많은 이해를 하게 되면 아마도 우리는 지금까지 경험하지 않았던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할 것이다. 동물을 대상으로 한 실험이 끝나면 인체를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을 해야 할 것이고, 그 후에 좀 더 보편적인 치료로 우리에게 소개될 것이다.

자폐는 미지의 세계이기 때문에 이런 도전은 계속되어야 한다. 물론 이 도전이 실패할 수도 있지만 이 도전들이 모여 더 좋은 발견을 만들어 낼 것이다.

우리가 관습적으로 하고 있는 중재들은 어떠한가? 나는 이런 중재들도 좀 더 도전적으로 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예컨대, ABA 행동치료도 오랫동안 지켜온 중재의 관습을 벗어나 효과를 더욱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도전을 해야 한다. 물론 ABA만 꼭 집어서 말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사용해왔던 모든 자폐 중재 방법들이 지금까지의 관습을 벗어나 더 효과적인 방법을 찾는 도전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도 그 도전을 계속하려고 한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다. 초은이를 어떻게 가르치는 게 더 효과가 있는지, 초은이에게 어떤 음식을 먹이는 게 더 좋은지, 초은이와 어떤 놀이를 하는 게 더 효과적인지 더 고민하고 도전해야 한다. 또한 그러한 도전은 항상 학습을 기반으로 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무작정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것은 무의미하다. 기존의 관습을 잘 이해하고, 이를 변형 발전시킬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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